내달 12일 자전거축전 28㎞·54㎞ 수준별 도전
대회날 지하철 전노선에 자전거 실을 수 있어
개통 직전의 왕복 6~8차로 고속도로 노면(路面)을 자전거 두 바퀴에 의지해 느껴보는 경험은 어떨까. 오는 7월 12일 조선일보사가 주최하는 '서울~춘천고속도로 자전거축전' 참가자들에겐 평생 한번뿐인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그곳으로 미리 달려가 보자.지난 22일 낮 서울~춘천고속도로 미사IC. 강일IC에서 2㎞쯤 떨어진 이곳엔 한강을 가로지르는 미사대교(1530m)가 곧게 뻗어 있었다. 양쪽으로 시원하게 뚫린 한강엔 바지선(船)이 유유히 떠 있고, 한쪽 강변에 옹기종기 모인 아파트도 눈에 띄었다.
자전거축전 출발지점인 미사대교에서는 이처럼 다리 아래 한강을 내려다보며 시원한 강바람을 쐴 수 있다. 출발선 바로 뒤에는 54km 코스 참가자들이 대기를 한다. 이들이 오전 8시30분에 출발하고, 15분 후 그 뒤에서 기다리던 28km 참가자들이 뒤따르게 된다.
- ▲ 미사대교에서 바라본 서울~춘천 고속도로 덕소·삼패IC~남양주 구간.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 양쪽에 푸른 언덕과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./전기병 기자 gibong@chosun.com
이제 4.5㎞에 이르는 오르막길을 오를 차례다. 도로 양쪽을 수놓은 아기자기한 산을 바라보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면 된다. 풀과 꽃이 어우러진 언덕에 비석이 놓여 있는 도로변 공동묘지마저 화사하게 보인다.
출발지점에서 6㎞ 떨어진 곳에서 시작되는 월문1터널(1229m)을 자전거로 통과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. 1㎞가 넘는 이 터널을 지나면 월문천을 가로지르는 월문5교를 만나게 된다. 여기서 1㎞쯤 더 가면 다시 월문2터널(84m)을 지나게 되고, 곧이어 월문3터널(988m)이 이어진다. 경사가 거의 없는 평지라 달리는 데 부담은 없다. 터널을 빠져나오면 28㎞ 코스의 반환점인 금남터널 입구까지 거의 내리막 구간이라 여유롭게 달릴 수 있다. 농촌 들녘의 평화로움도 즐기며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구간이다.
54km 코스 참가자들은 이쯤부터 페달을 밟는 속도가 느려질 법하다. 반환점까지는 지금까지 온 거리만큼을 가야 한다. 출발 14.6㎞ 지점에서 시작되는 금남터널(680m)이 54㎞ 참가자들의 인내심을 시험한다면, 터널 다음 서종대교(980m) 구간은 이들만 즐길 수 있는 경관을 선사한다.
북한강을 가로지르는 서종대교는 강줄기를 따라 병풍처럼 펼쳐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. 여기서부터 54㎞ 코스의 반환점까지는 14㎞ 정도. 이천터널(273m)과 천안터널(1270m) 구간을 빼면 온통 자연과 맞대고 호흡할 수 있는 코스다. 군데군데 약간의 오르막길이 있지만 여기까지 달려온 이들에겐 걸림돌이 될 수 없다. 출발 28.4㎞ 지점인 엄소터널 입구에서 반환점을 돌 때엔 새롭게 펼쳐질 자연에 대한 기대감에 환호성을 지를 것 같다.
이번 자전거축전은 만 18세 이상 성인 참여가 원칙이며, 중·고교생은 부모 동의나 동반 참여 조건으로 28㎞ 코스만 참가할 수 있다. 헬멧을 쓰지 않은 참가자는 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. 행사장까지는 차에 자전거를 싣고 오거나 지하철(5호선 상일동역)을 이용하면 된다. 서울시는 행사 당일 지하철 전 노선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도록 해주기로 했다. 자전거를 실은 차량은 미사리경정장의 유료 주차장(주차시간과 무관하게 3000원만 내면 됨)에 차를 세우면 된다. 참가비는 따로 없으며, 28㎞·54㎞ 코스 각각 3000명씩 홈페이지(http://bikenet.chosun.com)를 통해 선착순 접수한다. 행사 당일 현장 접수는 받지 않는다. 속도를 경쟁하는 경기가 아니라 여유롭게 즐기는 퍼레이드 형식으로 진행된다. 외발자전거, 전동(電動)자전거, 어린이를 실은 트레일러를 단 자전거는 입장할 수 없다.